감자꽃이 필 무렵

 


  도시에서 살아가면 누구라도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어느 때라도 감자를 손쉽게 사다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게에 가면 감자이건 오이이건 양파이건 마늘이건 파이건 무이건 늘 있어요. 시골에서 살더라도 읍내 가게에 이 같은 푸성귀는 언제나 싱그러이 놓입니다. 감자가 싹을 터서 꽃망울 터뜨리려면 유월을 맞이해야 하는데, 감자꽃이 필 무렵인 유월 첫머리에도 가게나 저잣거리에서는 감자를 다룹니다. 감자싹이 막 돋을 무렵인 오월에도 가게이든 저잣거리이든 감자를 내놓습니다. 비닐집에서 감자를 거두기도 하고, 커다란 저온창고에 감자를 가득 쌓고는, 한겨울에도 꺼내어 파니까 감자를 구경할 수 있겠지요.


  바람을 쐬고 햇볕을 먹으며 흙땅에 뿌리를 내린 뒷밭 감자잎을 쓰다듬습니다. 무럭무럭 크렴. 알차게 여물렴. 우리 아이들 맛난 감자를 누릴 수 있게 네 사랑을 듬뿍 담아 주렴. 토막토막 썰어서 묻은 작은 씨감자 알에서 더없이 굵직하고 튼튼한 줄기가 올라 예쁘장하게 꽃망울이 돋는구나. (4345.5.30.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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