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바람 불어도 좋아

 


  시골 들길 어디를 걸어도 손쉽게 마주하는 민들레 꽃씨 하얗게 핀 줄기 꺾어 후우 하고 바람에 휘 날리며 멀리멀리 퍼지도록 하며 놀아도 좋아. 내가 네 어버이로서 무엇을 가르치려 할 수 있겠니. 네가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며 가장 사랑스레 꿈을 꾸는 넋을 돌볼 수 있도록 어여쁜 길을 먼저 씩씩하게 걸어가며 활짝 웃는 삶 하나 넌지시 보여줄 만하지 않을까.


  오늘 이 길 함께 걸어서 좋다. 오늘 이 길 나란히 걷다가 네 모습 사진 한 장 남길 수 있어 좋다. 오늘 이 길 서로 뛰놀며 걷다가 이야기꽃 한 자락 피우며 파란하늘 드넓게 껴안을 수 있어 좋다.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 삶이란, 어버이 가슴속에서 조용히 잠자는 ‘어버이로서 어린이였던 지난 삶’을 일깨우며 오래오래 맑고 따스한 마음을 천천히 돌보는 삶이리라 생각한다. (4345.5.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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