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책읽기


 도토리가 떨어진다. 나도 줍고 아이도 줍는다. 도토리를 한 알씩 줍는 아이는 “아버지, 도토리요!” 하고 외친다. 처음에는 덜 익은 풋도토리가 떨어졌으나, 이제는 잘 익은 도토리가 떨어진다. 멧자락에서 살아가는 다람쥐한테는 아직 나무에 달린 도토리가 많을 테니까 바람 불어 떨어지는 한두 알쯤이야 대수롭지 않겠지. 그러나 날마다 한두 알씩 떨어지는 도토리는 아이한테 놀라운 선물이다. 도토리를 곱게 빻고 갈아 묵을 쑤자면 도토리 열매가 참 많이 있어야 한다. 아직 우리 식구가 시골집에서 손수 도토리묵을 쑤지는 못한다. 길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를 주으면서 한 알은 밭이나 빈터에 던지고, 한 알은 아이가 건사해서 밥그릇에 예쁘게 담는다. 겨울을 나고 봄을 즐기다가 여름을 누빈 참나무마다 가을을 맞이해서 도토리를 떨군다. 참나무는 좋은 숲동무이자 고마운 숲스승이다. (4344.9.1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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