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내려앉은 잠자리


 새벽안개 걷히는 아침나절, 오늘 적바림한 느낌글과 함께 그림책 속그림을 누리집에 함께 띄우려고 사진을 찍는다. 한 장 두 장 넘기면서 사진을 찍는데 마지막 사진을 찍을 무렵, 빨랫줄에 앉아서 쉬던 잠자리 한 마리가 그림책 가장자리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잠자리한테는 이 그림책 가장자리가 쉴 만한 터로 보였을까. 잠자리도 책을 함께 읽고 싶었을까. 한동안 가만히 서서 잠자리를 바라보다가 ‘자, 나는 이제 책을 덮고 집으로 들어가야 해. 너도 네가 갈 곳으로 가렴.’ 하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린다. 잠자리는 푸드득 날갯짓 소리를 내면서 날아간다. 나도 책을 덮고 집으로 들어간다. (4344.9.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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