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사진 이야기] 11. 서울 책나라. 2009.봄.


 헌책방치고 큰길에 자리하기란 만만하지 않습니다. 드물게 큰길가 목 좋은 데에 자리하면서 책을 무척 많이 다루는 헌책방이 있습니다만, 웬만한 헌책방은 큰길가보다는 골목 안쪽에 자리합니다. 큰길가에 자리하더라도 사람 발길이 잦은 곳에 자리하기 벅찹니다. 헌책 팔아 가게삯을 치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헌책방 살림을 꾸리는 분들은 해가 날 때에 해를 바라보면서 일을 하기를 바라고, 책손들이 햇볕을 쬐면서 따사로운 기운으로 책 하나 맞아들이기를 비손합니다. 생각해 보면, 헌책이든 새책이든 따사로운 햇살이 누구한테나 골고루 따스한 마음길을 베풀듯, 따사로운 넋이 깃든 책을 누구나 따사로운 발걸음으로 찾아나서면서 따사로운 손길을 북돋우고, 따사로운 눈길로 이 땅 곳곳에서 따사로운 땀방울을 흘릴 수 있으면 기쁘리라 꿈꿀 테니까요. 어른도 아이도 고운 책결을 느끼면서 고운 마음결을 보듬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4.4.12.불.ㅎㄲㅅㄱ)


- 2009.봄. 서울 회기동 책나라
 

 

 

(최종규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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