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84] 얼음지치기와 수영

 봉학골을 넘어 음성 읍내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커다란 못을 지난다. 어느덧 커다란 못물도 얼음이 모두 녹는다. 지난겨울 이 못가에는 “얼음지치기 및 낚시를 금지합니다”라 적은 걸개천이 걸렸다. 여름에 이 못가에는 “수영금지지역”이라 적은 걸개천을 건다. 시골사람이 꽁꽁 얼어붙은 못이나 논에서 ‘얼음을 지치는 일’은 스케이팅이나 빙상이라 하기는 어렵겠지. 말 그대로 ‘얼음지치기’이다. 그러나 운동경기가 되어 세계대회에 나간다든지 방송에 나올 때에는 ‘스케이팅’이나 ‘빙상’이 된다. 그러고 보면 시골자락 개천이나 못에서 헤엄하는 일은 ‘헤엄’이지 ‘수영’은 아니다. 도시사람이든 시골사람이든 조금 더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라면 “얼음지치기와 낚시를 하지 마세요”라든지 “헤엄치지 마세요”라고 적은 걸개천을 걸 수 있겠지만. (4344.3.1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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