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초로의


 오십을 바라보는 초로 → 쉰을 바라보는 늙은이 / 쉰을 바라보는 늘그막

 오십을 갓 지난 초로의 중년이었다 → 쉰을 갓 지났다 / 쉰을 갓 지난 아저씨였다


  ‘초로(初老)’는 “노년에 접어드는 나이.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노년(老年)’은 “늙은 나이”를 뜻합니다. 그러니 낱말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늙은 나이에 접어드는 나이”처럼 풀이한 꼴이니까요. 늙어 가는 무렵을 가리키는 ‘늘그막’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늙은 나이인 사람은 ‘늙은이’라고 합니다. 말뜻 그대로 쓰면 됩니다. “나이든 사람”이라 해도 되고, “늙은 사람”이라 해도 됩니다. ‘아저씨·아주머니’를 쓸 수 있고, ‘가운나이’나 “쉰 줄”이라 할 만하며 ‘늙수그레’나 ‘점잖다·지긋하다·차분하다’를 써도 어울립니다. ‘지는꽃·흰머리’ 같은 낱말도 어울리고요. ㅅㄴㄹ



초로의 한 남자가

→ 늙은 듯한 사내가

→ 조금 늙은 돌이가

→ 아저씨가

《나의 나무 아래서》(오에 겐자부로/송현아 옮김, 까치, 2001) 35쪽


머리칼이 희끗한 초로의 아주머니가 되어 있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늙수그레한 아주머니였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늙은 아주머니였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늘그막 아주머니였다

→ 머리칼이 희끗한 제법 나이든 아주머니였다

→ 머리칼이 희끗한 나이 많은 아주머니였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서영은, 문학동네, 2010) 32쪽


58세 초로의 실험가와 28세 젊은 이론가는

→ 쉰여덟 늙은 미리꽃과 스물여덟 젊은 깊눈은

→ 쉰여덟 늙은 맛보기와 스물여덟 젊은 목소리는

《과학은 반역이다》(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 반니, 2015) 275쪽


세월이 흘러 초로의 나이에 접어든 이후에도

→ 삶이 흘러 늘그막에 접어든 뒤에도

→ 하루하루 흘러 퍽 늙은 뒤에도

→ 어느덧 흘러 제법 나이를 먹은 뒤에도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류대영, 생각비행, 2016) 47쪽


초로의 어부는 산 위에서 지켜보다가 물고기들의 모습이 보이면 배를 띄운다

→ 늙은 고기잡이는 멧골서 지켜보다가 물고기 모습이 보이면 배를 띄운다

→ 늙수그레한 고기잡이는 메에서 지켜보다가 물고기가 보이면 배를 띄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16) 40쪽


한 초로의 여인이 계산대 앞에 와서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 나이든 분이 셈대 앞에 와서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 아주머니가 셈대맡에 와서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동네서점》(다구치 미키토/홍성민 옮김, 펄북스, 2016) 93쪽


병약해진 초로의 대학교수가 되어

→ 시름시름 늙은 길잡이가 되어

→ 골골거리는 늙수그레한 먹물로

→ 힘없고 늙은 배움빛이 되어

《부끄러움의 깊이》(김명인, 빨간소금, 2017) 22쪽


나이도 많고 지방에 있는 초로의 한 아줌마의 처지였다

→ 나이도 많고 시골에 있는 늙수그레한 아줌마였다

→ 나이도 많고 서울하고 먼 곳에 사는 늙은 아줌마였다

《감자꽃》(김지연, 열화당, 2017) 127쪽


오십 줄에 접어든 초로의 남자가 되었지만

→ 쉰 줄에 접어든 늙은 사내이지만

→ 쉰 줄에 접어든 늙수그레한 사내이지만

《재일의 틈새에서》(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7) 34쪽


안녕, 초로初老를 향해가는 어린이들 몇 번씩 죽으며 전진하고

→ 반가워, 늙어가는 어린이들 몇 판씩 죽으며 나아가고

《겨를의 미들》(황혜경, 문학과지성사, 2022)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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