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18.

오늘말. 톡톡하다


봄에도 가을에도 햇볕은 넉넉합니다. 여름에도 햇볕은 가득하지요. 겨울은 해가 짧다지만, 겨울에 알맞도록 푸지게 드리우며 푸근한 햇볕입니다. 봄이면 봄나물을 솔찮게 거둡니다. 여름이면 여름나물을 쏠쏠하게 누려요. 가을에도 배부르게 가을나물을 맛보고, 겨울에는 봄여름가을 세 철에 건사한 살림으로 톡톡히 즐겨요. 해는 늘 눈부시게 찾아옵니다. 새벽에 동이 트고, 아침이 빛나고, 낮에 가멸게 비추고, 저녁에 고즈넉히 저물어요. 밤이면 오달지게 별잔치입니다. 아름찬 미리내를 맞이합니다. 주머니가 두둑한 집안 마당에도, 돈이 얼마 있지 않은 살림집 마당에도, 햇살이며 별빛은 언제나 똑같이 흐드러집니다. 몸을 누이는 자리에는 풀벌레하고 밤새가 노래를 베풀어요. 여름이면 개구리가 오지게 노래잔치예요. 겨울이면 찬바람이 씽씽 듬뿍 쏟아집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는 조금씩 키가 크고 살이 붙습니다. 어린이 곁에서 어른은 차츰차츰 마음이 자라고 생각이 늘어요. 빙그르르 둘러앉아서 푼더분히 이야기를 펴요. 너른 들판을 달리면서 놀던 이야기를 하고, 옹골지게 땀흘리며 일한 이야기를 합니다. 두런두런 흐뭇하게 밤수다입니다.


ㅅㄴㄹ


넉넉하다·넘실거리다·가득하다·푸지다·푸짐하다·푼더분하다·많다·솔찮다·쏠쏠하다·차고 넘치다·차다·늘다·불다·살지다·살찌다·배부르다·눈부시다·빛나다·듬뿍·흠뻑·가멸다·너르다·빼곡하다·빽빽하다·촘촘하다·톡톡하다·알차다·안차다·아름차다·알짜·알짬·오달지다·오지다·올차다·올되다·옹골지다·옹골차다·잘되다·잘 먹다·잘살다·돈있다·두둑하다·흐드러지다·허벌나다·흐벅지다·흐뭇하다 ← 풍요, 풍성


몸·몸뚱이·몸집·살·살점·살덩이·자리·데·곳 ← 신체, 신체적, 신체부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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