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안 풍경 - 김기찬 대표사진선집
김기찬 지음 / 눈빛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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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3.9.26.

사진책시렁 129

《골목안 풍경》
 김기찬
 눈빛
 2023.3.3.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안 걷습니다. 버스가 늘고 전철을 놓고 부릉부릉 오가는 쇳덩이가 뒤덮으면서, 이제는 거님길이 아예 없는 데까지 있습니다. 어느덧 아이도 걸을 일이 드뭅니다. 아기수레에 타고 드러누우면서, 어버이가 모는 쇳덩이를 타면서, 어린이집이며 어린배움터도 노란쇳덩이를 몰면서, 아이도 어른도 두 다리로 이 땅을 디디면서 풀꽃나무를 두 손으로 쓰다듬던 하루가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골목안 풍경》이 모처럼 새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빛그림을 배우는 분들이 김기찬 님 책을 장만하려고 헌책집을 돌곤 했는데, 이제는 이녁 이름을 모르는 분이 늘어요. 아스라한 자취를 더듬다가 생각합니다. 지난 2003년에도, 스무 해가 흐른 2023년에도 골목마을은 어엿이 있습니다. 골목에서 뛰놀고 뒹구는 어린이가 부쩍 줄었어도, 나라 곳곳에 작은마을은 있고, 작은집에 작은마당에 작은나무에 작은빛이 흘러요. 골목빛은 뚜벅뚜벅 걷다가 바람을 쐬고 해바라기를 하고 비랑 노는 사람이 마주합니다. 부릉부릉 씽씽 달리며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느껴서 찍을까요? 쇳덩이에 몸을 실으면 가을노래도 봄노래도 못 듣습니다. 다리품을 잊으니 빛그림을 잃고, 손품을 등지니 빛꽃을 내치는 오늘날 빛밭(사진계)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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