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12.


《공감 낭독자》

 북텔러리스트 엮음, 샨티, 2022.11.30.



인천 미추홀구에서 내는 마을새뜸 〈나이스미추〉가 있다. 여기에 우리말 이야기를 한 꼭지 보내었더니 ‘길이를 쳐’ 달라고 한다. ‘원고지 10장’으로 쓰면 된다기에 이 길이에 맞추었는데 다시 ‘A4 종이 한 쪽’을 얘기한다. 어이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글길이를 ‘원고지’로 잡아야 서로 안 헷갈린다. 참 짜증스러운 사람들이지만, 시골버스를 타고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불길을 삭이면서 ‘책임’이란 한자말을 놓고서 노래를 한 자락 쓴다. 집으로 와서 집안일을 조금 하고서 글을 아예 새로 써서 보낸다. 오늘 이른아침에도 제비떼를 보았지만 한낮이 가깝자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참말로 바람을 타고 떠났으려나. 더 머물려나. 《공감 낭독자》를 읽었다. 우리말 ‘읽다·읊다’를 싫어하는 마음이라면 ‘한마음·한뜻(공감)’을 어떻게 이루려는 셈일까? 읽고 이으면서 이곳에 있으려 하기에 ‘익’는다. 제발, 말을 소리로만 읊지 말고, 뜻으로 새기기를 빈다. 목소리만 내지 말고 ‘마음소리’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저녁빛이 저물 즈음 작은아이가 “어, 반딧불이다! 아, 넘어갔다!” 하고 외친다. 마당으로 내려선다. 우리 집 마당을 빙그르르 돌더니 초피나무에 앉는다. 올해 반딧불이를 비로소 만난다.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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