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21.

《작은 임금님》
 미우라 타로 글·그림/황진희 옮김, 비룡소, 2023.1.26.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 나래터(우체국)로 간다. 들바람이 다르다. 잎빛이 매우 짙다. 여름으로 깊이 스미는구나. 고흥은 유난히 걸개천이 많은데, ‘다도해 국립공원 195만평 해제’ 같은 걸개천까지 본다. 두바퀴를 달리다가 멈춘다. 걸개천을 들여다보니 ‘공원지역 주민의 생활불편 및 재산권 침해 해소’를 내세우네. 시골에서 왜 자꾸 사람이 줄어들까? 서울처럼 으리으리한 잿집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다. 시골에서 자꾸 들숲바다를 밀어내어 잿더미로 바꾸면서 돈을 노리는 탓이다. 시골이 시골스러운 빛을 건사할 적에 다시 올망졸망 두런두런 마을이 살아날 만하다. 햇볕판은 시골이 아닌 서울에 놓아야 맞다. 시골을 구경터(관광지)나 뚝딱터(공장)로 바꾸지 말고, 푸른들에 파란하늘이 넘실거리도록 돌보아야 맞다. 시골에서는 누구나 샘물에 냇물을 두 손으로 떠서 마시도록 보듬어야 맞다. 《작은 임금님》을 읽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이 예쁘데, 예쁜 그림에서 멈춘다. ‘서울스런 디자인’에서 끝난달까. 그린이도 펴낸이도 옮긴이도 몽땅 서울사람이니 으레 서울 눈썰미로 그림책을 내놓는다. “작은 흙순이”나 “작은 들돌이”처럼 시골에서 조촐히 살림을 짓는 작은 그림책을 여밀 줄 알아야, 이 나라가 다시 피어날 만하다.

#三浦太郞 #ちいさなおうさま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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