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3.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권정생 글, 지식산업사, 1996.1.25.



작은아이 새신을 장만하러 순천마실을 한다. 시골버스도 시외버스도 찬바람 씽씽이다. 숲노래 씨는 1994년에 큰길(대학)을 다니느라 인천·서울을 불수레(지옥철)로 오갈 적에 바람이(선풍기) 없는 칸에서 미닫이(창문)를 열고서 땀을 뻘뻘 흘렸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살며 제금을 나던 1995년부터 2023년에 이르기까지 부채로만 여름을 보낸다. 이러다 보니, 하루 내내 신나게 햇볕을 누리다가 ‘버스·전철·가게’ 같은 데에서 찬바람을 맞으면 오들오들 춥다. 늦여름볕은 안 뜨겁다. 들숲바다를 살리는 숨결이다. 며칠 앞서부터 저녁나절에 개구리노래는 안 들린다. 풀벌레노래가 가득하다. 고흥읍도, 순천도, 광주도, 서울이며 모든 큰고장도, 철을 잊는다. 철딱서니가 없다. 이 더위에 바람이(에어컨) 없이 어찌 견디느냐 따지지 말자. 나무를 심어서 돌보면 된다. 삶터에 나무가 우거지면 불볕이나 찜통더위란 없다.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를 틈틈이 되읽는다. 올해에도 되읽었다. 권정생 할배도 안동 시골집에서 부채로 여름나기를 했다. 사람들이여, 집에서 바람이를 치우자. 호미랑 낫을 쥐고, 붓(연필)을 쥐고, 부채를 쥐고, 무엇보다도 아이들 손을 쥐고서 함께 나무 곁에 서자. 풀꽃나무랑 놀 때라야 이 별을 바꿀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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