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25.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서은경 글, 현암사, 2023.4.5.



아침비를 맞이한다. 오늘 하루는 내내 빗줄기이다. 어제를 보낸 살림처럼 오늘을 지내는 살림이다. 어제하고 다른 오늘이되, 비슷하면서 다른 나날을 곰곰이 생각한다. 날마다 마주하는 아이들하고 날마다 다르게 목소리를 내고 이야기를 섞는다. 늘 얼굴을 보는 곁님하고 늘 새롭게 눈빛을 띄우고 생각을 나눈다. 저녁에는 빗소리랑 개구리노래를 나란히 듣는다. ‘나란히’라는 말처럼, 밤이랑 별은 나란히 흐르고, 해랑 꽃은 나란히 피어난다. 순이랑 돌이는 나란히 걷고, 아이랑 어른은 나란히 자란다.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를 읽고서 몹시 안타까웠다. ‘아쉽다’는 마음보다 ‘안타깝다’는 마음이 크다. ‘나래꽃(우표) 모으기’를 마치 ‘나이든 아재’나 하는 듯이 자꾸 들추는 대목이 거북하더라. ‘나이든 아재 사이에서 꽃순이가 나래꽃을 모으니 남다르고 멋스럽다’는 듯이 구는 줄거리란 무엇을 남기는 글씨앗이 될까? ‘글쓴이가 나래꽃을 모으기 앞서’부터 나래꽃을 모으던 작고 수수한 사람들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나래꽃을 모으고 글을 쓰는 순이가 높다랗다고 자랑하는 얼개’에 갇힐 뿐이다. ‘그들(나이든 아재)’은 거의 글쓴이보다 훨씬 어릴 적부터 ‘어린 눈망울을 반짝이’면서 나래꽃을 만졌다.


ㅅㄴㄹ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숲노래 씨는 이제 나래꽃을 안 모은다.

시골 우체국에서는 나래꽃을 안 팔거든.

나래꽃을 사러 순천 광주도 아닌

서울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