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의 열매 5
히가시모토 토시야 지음, 원성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2023.6.13.

책으로 삶읽기 825


《플라타너스의 열매 5》

 히가시모토 토시야

 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3.31.



《플라타너스의 열매 5》(히가시모토 토시야/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읽는다. 이웃나라 그림꽃에 나오는 이야기는 오늘 우리나라에서 뼈저리게 앓으며 알아야 하는 대목이다. ‘어린이를 돌보거나 살피는 곳’은 확확 줄거나 사라진다. 왜 사라지겠는가? 돌봄이(의사) 스스로 ‘돈이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웃나라도 우리나라도 ‘할배 할매를 돌보는 곳’은 시골에까지 많다. 왜 많을까? ‘어르신 복지’이겠는가? 아니다. ‘할매 할배를 돌보는 일을 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오직 이 하나로 돌아간다고 해도 될 만하다. 《플라타너스의 열매》는 대놓고 말하는데, “(어린이는) 큰병도 거의 없으니까 벌이가 안 돼” 하고 여기는 두 나라 돌봄이(의사)인 터라, 나라에서 돈을 바친들 바꿀 수 없다. 그리고 돌봄이만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벌이가 안 되”기에 일을 안 하려는 사람은 돌봄이뿐 아니라, 모든 일터에서 매한가지인걸. ‘살림’이 아닌 ‘벌이’에 왜 기울어버렸는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겉으로 ‘살림꽃(워라벨)’을 말하더라도, 정작 ‘벌이 안 되는 살림꽃은 싫다’고 내치는 판이 왜 생겼을까? 우두머리(대통령)가 ‘푸른지붕’을 떠나더라도 서울에 머문다. 오늘날 우두머리가 굳이 서울에 머물러서 일해야 할까? 경북 영양이나 전남 고흥 같은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깃들며 일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우두머리 자리에 앉는 이들은 달마다 ‘작은 시·군으로 옮겨가면서 작은 시·군 작은집에 깃들어 일해도 되’리라. 우두머리에서 물러난 뒤에 으리으리한 집을 세워 서울을 떠나는 몸짓이 아닌, 일을 한창 할 적에 ‘시골’에서 깃들어야 ‘시골 인구소멸 대책’을 몸으로 깨닫겠지. 오늘날 시골군수는 ‘군수 임기를 마치면, 미리 사둔 서울 아파트로 낼름 달아난’다. 이런 헛다리들이 벼슬자리를 거머쥐는 판이니 ‘인구소멸 대책 예산’으로 100조를 쓰든 200조를 쓰든 늘 뒷길로 돈이 샐 뿐, 온나라가 멍들밖에 없다. 어린이를 쳐다보지 않는 이들이 어린이를 살리거나 돌보는 길(정책)을 펼 수 없다. 어린이를 안 낳고 안 돌보는 이들이 우두머리나 벼슬자리를 거머쥐니, 아이가 확확 사라질 수밖에 없지.


ㅅㄴㄹ


“수술은 히데키 씨에게 맡기면 되지만, 실연의 상처는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어요.” (12쪽)


“병을 고치는 건 의사가 아니야. 환자 자신이지. 의사는 단지 그걸 도와줄 뿐이고.” (58쪽)


“인연이란, 서로의 자유를 빼앗는 게 아니지.” (176쪽)


“의료라는 건 경영이야. 실적을 쌓고 의료 보수를 받는 게 제일이지. 소아과는 환자 수가 적은 데다가 큰병도 거의 없으니까 벌이가 안 돼. 이상론을 들먹이면서 쓸데없는 것에 돈을 들이다니 어쩌자는 거지? 그 결과를 보라고. 소와과를 오픈한 지 반 년 만에 엄청난 적자야.” (200쪽)



시련의 시기로군요

→ 고단한 날이로군요

→ 힘든 때로군요

→ 가시밭길이로군요

11쪽


사춘기란 이렇게 상처 입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 꽃나이란 이렇게 아프며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 아닐까요

→ 봄철이란 이렇게 가슴앓이로 어른이 되는 날이 아닐까요

13쪽


그렇게까지 팔불출은 아니에요

→ 그렇게까지 모지리는 아니에요

→ 그렇게까지 못나지는 않아요

18쪽


많은 기대 바랍니다

→ 지켜봐 주셔요

→ 기다려 주셔요

114쪽


과보호에 의한 과도한 모자밀착

→ 싸고들아 달라붙은 어이아들

156쪽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 꼭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 바삐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17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