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이야기 - 한 권으로 만나는 한국 그림책 100년사
정병규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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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그림책 202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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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에 나온 《우리 그림책 이야기》입니다. 이제 우리 그림책을 이야기할 만큼 그림책살림이 늘고, 그림책으로만 책집을 꾸리는 이웃님이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그림책은 아직 ‘우리 이야기’라고 여길 만하지 않습니다. 그림책뿐 아니라 만화책·글책·사진책 모두 ‘삶’이 줄거리요, ‘살림’이 이야기에, ‘사랑’이 속(주제)이게 마련입니다. ‘삶·살림·사랑’을 ‘사람’으로서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얼거리를 ‘숲’에서 찾고 깨달아 어린이한테 수수께끼로 물려줄 적에 저마다 마음씨앗을 가꾸도록 북돋아요. 그러나 숱한 책(그림책을 비롯해 모든 책)은 ‘빛(삶·살림·사랑)’이 아닌 ‘빚(돈·이름·힘)’에 가깝습니다. 정병규 님이 쓴 글은 ‘잊힐 뻔한 그림책’을 여러 가지 짚기는 하되, 일본·이웃나라 책을 훔치거나 베낀 민낯은 안 짚고, 혼책(비매품)은 다루지 않습니다. ‘서울·학교’ 줄거리로 쏠린 물결을 바라보지 않기도 하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우리 그림책 이야기》(정병규 글, 행복한아침독서, 2021.11.20.)


이어 출간된 《곰돌이 아기그림책》 시리즈(웅진출판, 1993∼1994)가 그 결정판으로 인식되면서, 아기 그림책의 대표가 될 만큼 안정된 시장을 확보한다. (160쪽)


‘팔림새(안정된 시장 확보)’가 대수로울까요? ‘웅진 곰돌이 아기그림책’은 찰흙으로 빚은 새 얼거리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웅진 꾸러기 곰돌이’는 일본 그림책을 대놓고 베낀 창피한 얼룩인데, 이 얘기는 왜 나란히 하지 않을까요?


https://blog.naver.com/hbooklove/222646606332


베낌그림책은 옛날 일만이 아닙니다. ‘최숙희 표절’은 가까운 지난날이고, 요즈막 나오는 여러 ‘창작그림책’ 가운데 ‘판끊긴 이웃나라 그림책’이나 ‘한글로 안 나온 이웃나라 그림책’을 슬그머니 가져다썼네 싶은 그림책도 있습니다.


‘팔림새’나 ‘작가 이름’에 파묻히면, 어린이한테 들려줄 책에 쓰는 말(창작·번역 모두)을 어떻게 다루어 여미어야 하는가를 쉽게 놓칩니다. 그림책을 짚으면서 우리말 이야기를 놓친 대목도 대단히 아쉽습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는 “일본·이웃나라 그림책을 얼마나 훔치고 베껴서 팔아먹으며 어린이 주머니를 털었는지”부터 낱낱이 밝히고 창피한 민낯을 뉘우치는 일부터 ‘우리 그림책 발자취’를 새롭게 쓸 때라야, 비로소 어질고 철든 ‘우리 그림책’ 첫걸음을 제대로 뗄 만하리라 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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