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구 28
가와구치 가이지 글.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30.

만화책시렁 532


《지팡구 28》

 카와구치 카이지

 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2008.6.25.



  중국에서 일본을 가리키는 이름을 마르코 폴로가 소릿결 그대로 적어서 자리잡은 ‘지팡구(Zipangu)’라 하고, 이 소릿결이 ‘Japan’으로 굳었다고 합니다. 《지팡구》는 큰나라(중국)하고 하늬물결(서양) 사이에 낀 일본이 스스로 우뚝서서 이름을 떨치고 힘을 펴겠노라는 뜻을 싸움배(군함)를 바탕으로 보여주는 얼거리라고 할 만합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도 ‘코리아(고려·Korea)’하고 ‘한국·대한민국’ 같은 이름을 나란히 씁니다. 굳이 어느 이름이 옳거나 맞다고 내세울 수 없습니다만, ‘지팡구’도 ‘코리아’도 ‘들꽃(사람들)’이 아닌 ‘우두머리(권력자)’ 눈으로 나라를 세우거나 지키거나 드날리려고 하는 마음이 깃드는 이름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나라이름’을 앞세울 적에는 언제나 ‘나라’만 남을 뿐, 들꽃(사람들)은 톱니(부속품·소모품)로 다루다가 버립(죽습)니다. 그림꽃을 남긴 이는 ‘극우·군국주의’가 아니라고 밝히는 듯싶으나, 들꽃을 총알받이로 여기면서 나라이름을 허울스럽게 내세우고 미국을 때려부수면서 자랑스레 눈물을 흘리겠다는 줄거리에는 아무런 사랑·꿈·살림·꿈이 없게 마련입니다. 어깨동무(평화·평등)하고도 엇나갈 뿐 아니라, ‘지팡구 스스로 저지른 짓’도 다 눈감고 말 테지요.


ㅅㄴㄹ


“다만 일본이나 만철에서 도망쳤을 때는 혼자였지만, 이번에는 동료가 있어. 이윽고 비참한 패전을 맞이하게 될 바로 이 나라, 이 나라와 함께 도망칠 거다!” (39∼40쪽)


“함이나 항모기를 어느 정도 잃어봤자 미국은 꺾이지 않아. 공업력에 자원도 가진 대국이기 때문이지.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한꺼번에 잃으면 이야기가 달라져! 쿠사카는 그걸 잘 알고 있어.” (123쪽)


‘바다 위에 떠 있는 쇠로 된 우리 안에서, 이 중압감에서 도망칠 길은, 유감스럽게도 하나밖에 없다.’ (142쪽)


#ジパング #川口開治


허접한 만화책을

굳이 느낌글로 남긴다.

뭐가 왜 허접한지

남겨 놓는 목소리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쟁애호가(또는 전쟁무기 매니아)’가 많다.

‘전쟁무기 매니아’는 언제나 그들 스스로

‘극단 애국주의·충성심’에

‘독재·파괴·마초·분열’로 치닫는 줄

못 느끼고 못 보는구나 싶다.


전쟁무기 매니아가 많은 탓에

이런 만화를 끝없이 그리고 읽고 팔고

만화영화로도 또 만드는구나 싶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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