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 - 나부터 실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6
최원형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어린이책 / 숲노래 책읽기 2023.2.28.

맑은책시렁 293


《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

 최원형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3.2.19.



  《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최원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를 읽었습니다. 쓰레기가 왜 생기는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하는 사람은 아무런 쓰레기를 안 내놓습니다. 손수짓기를 안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쓰레기입니다.


  손수짓기를 하면 얼핏 느린 듯 여기지만, ‘느림’이 아닌 ‘제철’입니다. 여름에는 더위를 먹고, 겨울에는 추위를 머금으면서 철빛을 누리지요. 삼월에 천천히 덩굴이 퍼지면서 잎이 푸르게 빛나고, 사월에 흰꽃이 흐드러지면서 오월에 빨간알을 누리는 딸기입니다. 손수짓기로 제철살림을 한다면 딸기를 오월에 들숲밭에서 누릴 테니, 딸기를 비닐에 씌울 까닭이 없어요. 더구나 제철딸기라면 꼭지도 고스란히 먹겠지요.


  한겨울에 비닐집에서 기름을 때어 거두는 비닐밭딸기는 온통 쓰레기판입니다. 가게에서도 쓰레기일 뿐 아니라, 비닐집을 세우는 논밭집에서도 쓰레기투성이예요. 해바람비를 머금는 살림살이를 지을 적에는 쓰레기가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흙하고 돌하고 나무로 짓는 집에 무슨 쓰레기가 있을까요? 그러나 잿더미(시멘트)로 올리는 서울살이는 몽땅 쓰레기입니다. 우리는 ‘아파트’라는 쓰레기밭을 비싼값으로 사고팔면서 언제나 쓰레기 품에 있는 얼거리입니다.


  ‘돌흙나무’로 지은 시골집은 허물 적에 고스란히 땅으로 돌아가지만, ‘시멘트·플라스틱’으로 때려박은 아파트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엄청난 쓰레기더미를 어떡해야 하나요? 부릉부릉 달리는 쇳덩이도 온통 쓰레기입니다. 서울(도시)은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쓰레기예요. 우리 스스로 시골을 버리고 서울로 몰리면서 스스로 쓰레기터를 세웠으니, ‘쓰레기터 = 도시’인 얼개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는지 어른스러이 처음부터 다시 헤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에서 살더라도 잿집(아파트)에서 살지 않을 수 있을 노릇이고, 쇳덩이(자동차)를 안 거느릴 노릇이며, 손빨래를 하고, 스스로 밥을 지어서 누리면 그럭저럭 쓰레기를 적게 내놓을 만합니다.


  요 몇 해 사이에는 ‘돌림앓이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왔습니다. 입가리개 쓰레기뿐 아니라 미리맞기(예방주사) 쓰레기가 끔찍합니다. 여기도 비닐 저기도 비닐로 씌우니 쓰레기밭인데, ‘손소독제’라는 것도 허벌난 쓰레기입니다. 손소독제가 흘러드는 냇물이나 바다는 끙끙 앓지만, 이를 얼마나 살피는 마음일까요? 얼굴을 하얗게 바르는 꽃물(화장품)도 고스란히 쓰레기입니다. 빗물을 멀리하고 햇볕을 등지고 바람을 막으니 온통 쓰레기가 날립니다.


  어느덧 꼭짓물(수돗물)이 아닌 먹는샘물(플라스틱에 담은 땅밑물)을 널리 마시는 판으로 바뀌는데, 나라 곳곳 정갈한 시골에서 땅밑물을 뽑아내어 왜 플라스틱에 담아야 할는지 궁금한 이웃이 매우 드문 듯해요. 모든 집이 땅밑물을 마시면 될 일 아닐까요? 땅밑물을 그대로 안 마시고서 플라스틱에 담아 ‘플라스틱 기운이 스민 쓰레기’를 마시는 요즈음 모습이에요. 이러고서 ‘플라스틱 빈 껍데기’는 고스란히 쓰레기를 이룹니다.


  물살림도 밥살림도 집살림도 옷살림도 ‘살림’이란 말이 부끄러운 서울살이입니다. 그래서 요새는 ‘살림’이란 우리말을 안 쓰고 ‘문화·생활·문명’처럼 일본스런 한자말을 쓰는 듯싶어요. 모든 ‘도시 문화·생활·문명’가 쓰레기인 줄 깨닫지 않는다면, 이 쓰레기판은 어찌할 길이 없으리라 느껴요. 서울을 시골이나 숲으로 바꾸어야겠고, 앞으로 아이들이 온나라를 시골빛에 숲빛으로 바꾸어낼 길을 들려주어야 비로소 어른이라고 할 만합니다.


ㅅㄴㄹ


언젠가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일은 한계에 다다를 거예요. 여러분이 어른이 되고 나이가 몇 살쯤 되었을 때일까요? (22쪽)


숲을 없애는 건 산불만이 아니에요.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어떤 점에서 도끼를 든 나무꾼이라 할 수 있어요. (62쪽)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이라고 해요. (67쪽)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의료 쓰레기를 최대 10배나 증가시켰다고 해요.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팬데믹 상황이 된 이후로 2022년 2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약 80억 회분이 접종되었다고 해요. 이때 사용된 주사기와 바늘 등은 일회용이다 보니 쓰레기가 14만 4000톤쯤 되었을 걸로 추정하고 있어요. 진단 키트는 1억 4000만 개가 사용되었고 이를 만드는 데 쓰인 플라스틱이 약 2600톤 정도 쓰레기로 배출되었을 거라고 (7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