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


《짜장면이 오면》

 김찬곤 글·정연주 그림, 상상의힘, 2019.1.20.



포근하면서 높이 오르는 해를 느끼는 하루로구나. 느긋이 저녁을 마무르려는데 순천에서 이웃님 세 분이 찾아오신다고 해서 고흥읍으로 시골버스를 타고 나간다. 두 시간 즈음 이야기꽃을 편다. 말넋삶이 하나로 흐르는 숨결을 도란도란 주고받는다. 생각을 틔우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눈길을 틔운다. 마음을 열려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사랑을 활짝 연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외곬로 치달으면서 죽음길을 붙잡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는 춤사위로 살림길을 노래한다. 밤빛이 환하게 퍼지는 자리이다. 《짜장면이 오면》을 읽고 아쉬웠다. 어린이한테 들려줄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어린이 옆이나 둘레’가 아닌 ‘어린이 곁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하고 놀고 춤추고 함께 살림짓기를 하면서 숲빛으로 오늘을 그리면서 사랑을 씨앗으로 심는 길’이어야지 싶다. 서울(도시)에서 쳇바퀴로 굴러야 하는 어린이 모습을 구경하기만 하면서 쓰는 모든 글(동시·동화)이 어린이한테 이바지할 수 있을까? 얼핏 가려운 데는 긁을는지 몰라도, 오늘날 웬만한 어린이문학은 ‘소모품·소비재’ 같다. ‘서울 이야기’를 안 써야 할 까닭이 없다. 스스로 어른이라면 어느 곳에 서서 어떤 눈빛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할 노릇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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