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2.17. 탄광 침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날마다 몇 낱말을 놓고서 새롭게 풀어내다가 가늘게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바라기를 하고 나무바라기를 합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몸’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거의 풀 듯하다가 ‘모두·다’ 두 낱말이 얽힌 실타래를 풀려다가 멈추었습니다. 그냥 밀어붙여도 되지만, 마음에서 김이 몽글몽글 피어나면 모든 일을 멈춥니다. 더 돌아보고서 배울 대목이 있기에 마음에서 김이 나거든요.


  뒤꼍에 올라 푸릇푸릇 올라오는 풀을 살피다가 여린쑥을 보았고, 한 포기를 톡 뜯어서 혀에 얹으니 사르르 녹는 겨울맛에 봄내음입니다. 모든 나물은 늘 그곳에서 바로 훑어서 날로 누릴 적에 가장 싱그러운 빛이에요. 오래 두려고 말려서 묵나물로 삼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해바람빛을 물씬 담아놓습니다. 묵나물을 건사할 수 있는 나날이란, 해바람빛을 담아낸 동안이라고 할 테지요.


  저녁에 문득 한자말 ‘침수’를 갈무리하다가, 두 가지 ‘침수(沈水·浸水)’가 있는데 자칫 하나로 뭉뚱그릴 뻔했다고 느낍니다. 헐레벌떡 둘을 갈라놓다가 ‘침범·범람’을 갈라놓고, 이윽고 ‘탄광·광산’이란 한자말을 그냥 쓸는지, 새말을 지을는지 생각하다가 잠자리에 들기로 합니다. 등허리를 펴고 한동안 누웠더니 ‘돌’이란 낱말을 “그저 단단히 뭉친 것”으로뿐 아니라 ‘광물·광석’을 가리킬 적에도 예부터 으레 쓴 줄 깨닫습니다.


  ‘돌밭’이라고 하면 돌이 많아서 쓰기 어려운 땅을 흔히 가리키지만, 새롭게 살려쓰는 돌이 많이 나는 곳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돌밭 ㄱ = 돌무더기·자갈밭’으로, ‘돌밭 ㄴ = 돌기름밭’으로 가를 만해요. 다른 곳에 붙이는 ‘-밭’은 넉넉히 가꾸어 누리는 곳을 가리키는데, ‘돌밭’만 “돌이 많아 못 쓰는 땅”으로만 쓰기에는 아쉬워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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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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