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서 맨발의 겐
나카자와 케이지 지음, 김송이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15.

만화책시렁 497


《나의 유서 맨발의 겐》

 나카자와 케이지

 김송이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2014.1.6.



  1939년에 태어나 2012년에 숨을 거둔 나카자와 케이지 님은 《맨발의 겐(はだしのゲン)》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그림꽃을 남겼습니다. 어릴 적에 히로시마에서 꽝 터지는 불벼락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고, 이때 보고 겪고 살아낸 나날을 잊지 않고 차곡차곡 옮겨내었어요. 불벼락이 떨어진 곳에서 불수렁을 살아내야 했던 지난날이지만, 미움·멍울을 눈물꽃으로 넘으면서 새롭게 지필 터전을 아이들한테 남기려 했기에 《나의 유서 맨발의 겐》을 썼어요. 장난감으로조차도 만들거나 팔지 말아야 총입니다. 총칼을 휘두르는 모든 무리를 모든 나라가 걷어낼 일입니다. 총칼로는 삶도 사랑도 살림도 못 돌보고 그저 싹쓸이처럼 죽일 뿐입니다. 총칼을 자꾸 만들면서 거느리려는 무리는 ‘미워해야 할 저놈(적)을 자꾸 들먹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다시 꽝꽝 터지는 불벼락에 불수렁을 겪어 보아야 비로소 총칼을 몽땅 녹여야 하는 줄 깨달을까요? 아니면 눈먼 넋으로 싸움연모(전쟁무기)를 붙들며 스스로 죽음길로 달릴까요? 잿더미가 된 곳에서도 들꽃은 다시 피어났기에 히로시마도 나가사키도 되살아났습니다만, 일본도 미국도 우리나라도 중국도 러시아도 우두머리뿐 아니라 여느 사람들 스스로 아직 싸움판에 넋이 나가면서 헤매는 오늘날입니다.


ㅅㄴㄹ


그때 어머니는 홀몸이 아니셨는데, 원폭을 당한 데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그날 길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는 얼마 못 살고 넉 달 뒤에 죽고 말았지요. 어머니는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우리를 키우셨습니다. (19쪽)


오늘날에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나는 겐처럼 노래를 부르라고 당부합니다. 힘들다고, 슬프다고 하소연만 하다가는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뿐입니다. (218쪽)


#はだしのゲン #中沢 啓治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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