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2.10.

노래책시렁 269


《작은 시집》

 김연희

 꾸뽀몸모

 2015.1.2.



  어린이라면 어린이로서 노래하면 됩니다. 스무 살이라면 스무 살로서 노래하면 넉넉합니다. 아저씨라면 아저씨로서 노래하고, 아줌마라면 아줌마로서 노래하면 즐겁습니다. 높다란 자리나 나즈막한 자리란 없습니다. 살아가는 자리만 있습니다. 멋스런 자리나 따분한 자리는 없습니다. 생각하는 자리랑 살림하는 자리만 있습니다. 《작은 시집》은 그야말로 작게 나온 노래꾸러미입니다. 여느 누리책집에서는 찾을 길이 없을 테지만, ‘작은노래’를 눈여겨보며 이 노래꾸러미를 들여놓고서 이웃을 기다리는 마을책집이 있습니다. 아줌마로서 아줌마 하루를 그리는 노래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아줌마이자 어머니로서 한 사람으로서 서울내기로서 살림꾼으로서, 무엇보다도 오늘을 노래하면서 노는 눈길로 글자락을 여미기에 줄마다 사랑이 흐릅니다. 어떻게 글을 쓰면 되느냐고요? 이녁이 살아가는 오늘을 노래하셔요. 우리 삶을 드러내기에 부끄럽거나 수줍다고요? 그러니까 춤을 추고 노래하셔요. 자장노래를 부르는 어버이 마음 그대로 글로 담으면 됩니다. 놀이노래를 부르는 어린이 눈빛 그대로 글로 적으면 됩니다. 모든 작은 씨앗은 천천히 자라서 우람하게 숲을 이룹니다. 작은빛이 모이기에 하늘을 이루고 온누리가 반짝반짝 깨어납니다.


ㅅㄴㄹ


나는 아줌마가 돼 버렸다 / 그러니까 이 시는 아줌마가 쓴 시다 (아줌마 시/9쪽)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일상 혁명/20쪽)


많이 걸어다니는 복 / 삐뚤빼뚤 돌밭을 걷는 복 / 오르막내리막 계속 걷는 복 / 달리다 멈추는 복 / 멈추다가 또 달리는 복 / 쉬기도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기도 / 하는 그런 복 이래도 복 / 저래도 복 복을, 복을 받으렴 (복을 받으렴/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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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 이곳에서 살 수 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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