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꽃 2023.1.30.

나는 말꽃이다 127 한자 ㄴ



  이웃글인 한자를 잘 알거나 익히고 싶다면 우리말부터 잘 알고 익힐 노릇입니다. 영어나 프랑스말이나 일본말이나 독일말 같은 여러 이웃말을 잘 알거나 익히고 싶다면 우리말을 찬찬히 짚고 생각하고 가다듬고 늘 새롭게 배울 노릇이에요. 우리말 ‘기쁨’은 혼자 누릴 수 없고, 우리말 ‘즐거움’은 같이 나눌 수 있되 모름지기 스스로 피어나는 기운을 가리켜요. 한자 “기쁠 열(悅)”하고 “즐거울 락(樂)”이 있는데, 기쁨은 둘레에서 느끼도록 환하게 피어나는 기운이고, 즐거움은 스스로 노래로 피어나는 기운을 가리킵니다. 먼저 우리말 ‘기쁨·즐거움’을 제대로 안다면, ‘悅’을 붙이는 ‘열애’를 제대로 헤아릴 테고, ‘樂’을 붙이는 ‘음악’을 올바로 읽을 테지요. 기쁘게 사랑하기에 둘레에도 환하게 기운을 퍼뜨리는 ‘기쁜사랑(열애)’입니다. 스스로 가락을 일으키고 즐거우니 저절로 터져나오는 노래(음악)입니다. 다만, 우리말 ‘사랑’은 스스로 즐거워 둘레에 기쁨씨를 퍼뜨리는 숨결을 담기에 그저 ‘사랑’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우리말 ‘노래’는 저절로 ‘놀이’로 뻗으면서 ‘노느는(나누는)’ 마음빛이 환한 숨결을 담기에 ‘음악·뮤직’을 써야만 멋지다고 여기는 분이 있다면 그야말로 말넋삶을 모르는 셈이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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