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121 추행·표절작가 글자락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김동인·모윤숙·이광수·서정주’처럼 얼룩이 널리 알려진 글꾼이 남긴 글자락을 보기글로 싣습니다. 그런데 얼룩이 잘 알려지지 않은 글꾼이 남긴 글자락도 보기글로 꽤 싣습니다. 왜 ‘얼룩글’을 실을까 하고 돌아보면, 첫째 말글지기(국어학자) 스스로 얼룩글꾼(추행작가·표절작가)하고 한통속입니다. 둘째, 얼룩글꾼한테서 배웠습니다. 셋째, 얼룩글이어도 말글지기가 그런 글을 좋아합니다. 넷째, 얼룩글이더라도 사람들이 머잖아 잊어버리리라 여깁니다. 낱말책에 보기글로 담으려면 ‘티끌도 얼룩도 없는 글자락’일 노릇입니다. 얼룩글꾼인 줄 들통났다면 얼룩글을 낱낱이 털어낼 뿐 아니라, 어떤 얼룩글을 언제 어떻게 털어냈는지 보탬말을 넣을 수 있어야겠지요. 그렇지만 ‘표절작가 신경숙’은 버젓이 새책을 선보일 뿐 아니라 책수다(북콘서트)를 다닙니다. ‘추행작가 고은’도 버젓이 새책을 내면서 고개를 뻣뻣이 듭니다. 얼룩글꾼 스스로 창피한 줄 알면 글을 못 쓸 텐데, 창피를 모르기에 지난날에는 남몰래 얼룩질을 일삼았고, 오늘날에는 뻔뻔히 글장사를 하는데, 이름난 펴냄터에서 이들을 내세워 돈벌이를 하고, 사람들은 우르르 추켜세웁니다. 글빛을 스스로 깎은 이들을 털어내야 말빛이 살아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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