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13.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이현아와 여덟 사람, 카시오페아, 2020.12.29.첫/2021.12.24.3벌



엊저녁에 큰아이하고 우리 책숲에 책짐을 갖다 놓으러 다녀오는 길에 별하늘을 누렸다. 어제 아침에 뿌린 비는 하늘도 마을도 맑게 씻어 주었고, 밤별이 한결 초롱초롱하도록 북돋았다. 이렇게 별밤을 누리는 다음날은 아침해가 환하고 포근하다. 이불을 털어서 말린다. 겨울볕을 머금는 이불은 차가우면서 보송보송하다. 오늘은 일손을 다잡아서 글꾸러미 하나를 모두 손질한다. 두어 달쯤 묵히는 동안 아예 안 들여다보다가 한달음에 모두 갈무리하고 나니 기운이 사르르 빠진다. 밥이며 국을 다 차려놓고서 한나절을 곯아떨어진다. 다시 눈을 뜰 즈음에는 어느새 저녁별이 빛난다. 큰아이가 부른다. “오늘 저녁하늘에는 달걀처럼 생긴 구름이 여기저기 있어요.”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마음에 들어서 = 좋아서’ 할 수 있다면, 하는 동안 문득 ‘사랑’을 지으면서 새롭게 마주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좋아서 할 적에는 기운을 갉아먹으나, 사랑으로 할 적에는 기운이 새롭게 피어나도록 북돋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차츰 ‘좋고 싫고’를 넘어서거나 내려놓으면서 ‘사랑으로 읽기’로 나아가기를 빈다. ‘좋아하는 그림님’이 아닌 ‘두고두고 사랑으로 마주할 그림님’이란 눈썰미라면 참으로 다르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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