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김영화 지음, 솔솔 음악 / 이야기꽃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1.30.

그림책시렁 1087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김영화

 이야기꽃

 2022.8.8.



  김남주 님이 남긴 글 가운데 〈아이고! I Go!(날마다 날마다)〉가 있습니다. 이 글에 안치환 님이 가락을 입혀 내놓았어요. 우리 삶을 애닯게 그려낸 눈물겨운 노래라 할 텐데, 가락을 듣고 또 듣노라면 어쩐지 수렁에 갇히는 듯합니다. 노래하던 김남주 님은 서슬퍼런 우두머리에 짓눌린 사람들이 ‘죽음’수렁에서도 꽃씨를 심는 마음을 적바림했는데, 가락은 사뭇 다른 듯해요. 죽음판을 미워하도록 부추긴달까요. 틀림없이 그들은 몽둥이를 휘두르고 군화발로 걷어찼습니다. 그렇지만 들꽃사람은 나란히 몽둥이를 들거나 군홧발 차림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들꽃사람은 들꽃을 품고 돌보면서 꽃씨를 새로 심었습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은 얼핏 제주 한켠 들녘에서 씨나락을 건사하면서 푸른들이 누런들로 빛나도록 나아가는 길을 그린 듯하지만, 어느새 ‘죽음타령’으로 옮아갑니다. 그래요, 총칼에 몽둥이로 들이닥쳐서 마구잡이로 죽인 그놈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놈들은 무엇이고, 우리들은 누구일까요? ‘그놈들 총부리’를 마음에 담느라, 막상 ‘우리 들꽃씨앗’을 잊거나 잃지는 않았나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이제는 ‘뜻깊은’ 책만 내기보다는 ‘들꽃바람’을 담는 이야기씨앗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지 싶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