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8.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

 정옥 글, 메종인디아, 2022.10.27.



조용히 아침을 맞이하고, 아늑히 낮을 누리고, 포근히 저녁을 마감한다. 봄여름하고 다른 새노래를 듣는다. 첫가을하고 한가을이랑 다른 늦가을 바람을 마신다. 숲에서는 이 숲을 둘러싼 푸르면서 촉촉한 바람을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느끼면서 하루를 읽고, 시골에서는 사람으로서 마을을 꾸리는 곁에 흐르는 숲정이란 무엇인가 하고 돌아보면서 하루를 새긴다. 똑같은 책이어도 삶자리마다 다르게 읽을밖에 없다. 똑같은 일이어도 마음빛에 따라 달리 맞아들인다. 바깥마루에 앉아 가을볕을 듬뿍 쬐면서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을 읽었다. ‘천경자·나혜석’이란 이름은 고흥에서 살아가며 새롭게 바라본다. 고흥살이를 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을 그냥 그림님으로만 여겼겠지. 고흥군 벼슬아치(군수·국회의원·군의원·공무원)하고 붓바치(문화예술인)는 천경자를 내팽개쳤고, 나혜석이 세운 무덤돌도 잃어버렸다. ‘군수·공무원한테 알랑거리’면 다들 한 자리를 얻고 돈을 움켜쥐더라. 그러나 전남 시골만 이러지 않으리라. 서울이나 큰고장도 비슷하겠지. ‘서울그림마실’을 다룬 책에 ‘조자용·에밀레미술관’ 이름이 없어서 아쉽다. 이 나라 그림밭(미술계)은 들빛그림(민화)을 거의 안 쳐다보기도 하고 그다지 모르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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