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5.

《수짱과 고양이》
 사노 요코 글·그림/황진희 옮김, 길벗어린이, 2022.9.25.



붕어빵을 장만하러 읍내를 다녀온다. 아이들이 묻는다. “읍내에 다른 볼일이 있어요?” “아니. 너희들 붕어빵을 장만해 오기가 숲노래 씨 오늘 할 일이야.” 하고 말하면서 웃는다. 30분을 기다려야 하기에, 미리 여쭙고서 저잣마실을 본다. 고흥읍에는 붕어빵장수가 딱 한 분. 엄청 줄을 서야 한다. 다른 시골도 비슷하리라. 오늘 하루도 바람이 가볍게 일렁인다. 옆밭 할매네 딸아들이 고구마를 캔다. 우리 집 굵다란 모과랑 바꾼다. 마을 할매들은 우리가 감도 모과도 안 따서 아깝다고 혀를 내두른다만, 굳이 모과를 썰어서 재워야 할 까닭이 없다. 흙바닥에 떨어져 가을겨울 내내 향긋하게 보금자리를 감싸도 즐겁고, 감알은 새한테 줄 생각이다. “으째 그 집이는 사람이 안 먹고 새한테 주나! 아깝게!” “애벌레는 나비가 되어 꽃가루받이를 하고, 새는 애벌레를 알맞게 잡으면서 노래를 베푸니 넉넉히 나눌 만합니다.” “…….” 쏟아지는 별빛을 누린다. 《수짱과 고양이》를 돌아본다. 그림님 붓끝이 투박하면서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다만, 우리말로 옮길 적에는 ‘수’나 ‘수야’로 이름을 적어야 알맞을 텐데, 생각을 못 한다. 《미스 럼피우스》란 그림책도 그렇다. 왜 ‘미스’인가? “럼피우스”나 “럼피우스 씨”일 뿐인데.

#さのようこ #すーちゃんとねこ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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