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뱀이 좋아 마음별 그림책 25
가니에 안즈 지음, 이구름 옮김 / 나는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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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8.

그림책시렁 1100


《하나는 뱀이 좋아》

 가니에 안즈

 이구름 옮김

 나는별

 2022.9.17.



  온누리에 덧없는 목숨은 하나도 없고,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숨결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파리·모기·뱀·개구리·거미·바퀴벌레·진드기·거머리를 싫어할 뿐 아니라, 늑대·범·곰·멧돼지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앞뒤가 어긋나요. 사람 사이에서 다 다른 숨빛이 저마다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다 다른 사람을 꾸밈없이 바라보거나 스스럼없이 어깨동무하는 사람은 꽤 적어요. 이러다 보니 《하나는 뱀이 좋아》에 나오는 ‘하나’라는 아이가 뱀을 비롯한 여러 목숨붙이를 가만히 마주하고 따뜻하게 맞이하고 살뜰히 동무하는 모습을 얄궂게 보는 어른이나 아이가 있습니다. 그림책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 민낯입니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나무라거나 타이르되 사람을 미워할 일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막상 ‘끝없이 사람을 미워하거나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잇달아요. 저 벌레가 없어야 이 별이 아늑할까요? 저 놈팡이가 죽어야 이 나라가 즐거울까요? 저 벌레나 저 놈팡이가 아닌, ‘다 다른 숨소리’를 다 다르게 듣거나 보거나 느끼지 않는 ‘미움눈’을 참사랑으로 녹일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눈을 감고 보아야 합니다. 오롯이 마음으로 품어야 합니다. 사랑은 껍데기가 아니에요.


ㅅㄴㄹ


#ハナはへびがすき #蟹江杏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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