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스웨터 그림책 도서관
이시이 무쓰미 지음, 후카와 아이코 그림, 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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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5.

그림책시렁 1085


《가을의 스웨터》

 이시이 무쓰미 글

 후카와 아이코 그림

 김숙 옮김

 주니어김영사

 2020.9.1.



  어머니는 집안일에 집살림에 틈새일(부업)까지 하고, 늙은 할아버지 똥오줌을 치우고 진지를 잡숫게 하는 일에, 다달이 찾아오는 끔찍한 제사를 챙기느라 하루가 매우 짧았습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30분은커녕 20분을 이어서 자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개구쟁이여도 어머니가 일하는 하루를 압니다. 더구나 고삭부리라 자주 앓아누웠는데, 이때마다 ‘어머니가 나 때문에 더 힘들겠네’ 하고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웬만해선 말을 않다가 도무지 혼자 손을 못 쓸 만큼 바쁠 적에 심부름을 맡깁니다. 털실감기도 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다팔 털옷을 틈틈이 뜨는데, 언니하고 저도 털옷을 받지요. 그런데 제 살갗은 털실하고 안 맞았어요. 아니 솜털이나 염소털이라면 달랐을 텐데, 값싼 ‘아크릴털’이 제 살갗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나다가 어지러워 쓰러집니다. 《가을의 스웨터》는 몸이 자라는 아이한테 맞추어, 털실을 하나하나 풀어 새롭게 뜨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살림길을 상냥하게 보여줍니다. 헌옷이 새옷으로 바뀌는 뜨개질은 놀라워요. 버림치 없는 살림꽃입니다. 들숲에서 얻은 실은 누구한테나 포근합니다. ‘아크릴·나일론’ 탓에 살갗앓이(피부병·아토피)로 고단한 아이들이 많은데, 나라살림은 언제 바뀔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그림책은 다 훌륭한데

옮김말(번역)이 몹시 아쉽다.


어린이한테 살림빛을 상냥히 들려주도록

쉽고 알맞게 ‘우리말씨’를 쓰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우리말은 ‘털옷’이다. 

‘스웨터’가 아니다. 

“가을 털옷”이나 “가을 뜨개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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