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에게 Dear 그림책
한지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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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1.

그림책시렁 1068


《왼손에게》

 한지원

 사계절

 2022.9.8.



  어릴 적부터 여린몸에 툭하면 크고작게 다치며 한쪽 손을 못 쓰는 일이 잦았어요. 오른손을 못 쓰건 왼손을 못 쓰건 똑같이 번거롭고 힘듭니다. 열 살 즈음부터 “두 손을 다 써야겠구나” 하고 느껴 ‘두손쓰기’를 하려고 용쓰는데, 둘레 어른들은 “너 왜 바보짓을 하니?” 하고, 왼손잡이가 아니면서 왜 왼손을 쓰려 하느냐고 꾸짖으며 때렸습니다. 어른들 몰래 왼손질을 하려고 애썼고, 나이가 들수록 두손을 비슷하게 다루는 몸으로 바꾸었습니다. 셈틀 다람쥐(마우스)도 왼쥠입니다. 《왼손에게》를 읽었습니다. 그림님이 왼손도 오른손도 아닌 “두 손한테”라는 눈길로 보면서 담아내려 했다면 사뭇 달랐으리라 느낍니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많다지만, 두손잡이도 제법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갑자기 하기 어렵다지만, 거꾸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갑자기 하기도 어렵습니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이 훌륭하거나 뛰어나지 않아요. 왼손이나 오른손 가운데 한쪽만 잘나지 않습니다. ‘왼 = 외 = 홀 = 하나’인 말밑이요, ‘오른 = 옳은 = 온 = 오롯 = 옹근’이란 말밑이지만, ‘오 + ㅣ = 왼’이기에 ‘왼’에도 ‘오(오른)’라는 숨결이 흐릅니다. 둘은 다르면서 하나이기에, 손을 그저 손으로 보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아쉬운책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덧붙여 본다면

밭일을 하고 들일을 하는 손이라면,

아기를 안고 어르는 손이라면,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쬐는 손이라면,

냇물을 가르고 빗물을 머금는 손이라면,

잠자리랑 나비를 앉히는 손이라면,

열매를 따는 손이라면,

풀꽃을 쓰다듬는 손이라면,

이러한 두 손으로 바라보면

이 그림책 줄거리는 확 달랐으리라.


서울살이(도시생활) 손이란

너무 틀에 박히고 따분하다.

손톱물을 그리거나

꽃가루(화장품)를 바르는 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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