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토씨노래 . 커녕 2022.9.19.



좋기는커녕 나쁘다고

툴툴툴 칫칫칫

짜증짜증 우락부락

볼꼴사납구나


맛나기는커녕 쓰다고

퉤퉤퉤 흥흥흥

불룩불룩 싫어싫어

보기사납구나


고맙다는 말은커녕

투덜거리기만 하면

새롭다는 마음은커녕

길들기만 하면


너는 네 눈길을 잃어

나는 내 눈빛을 잊지

자라기는커녕 잠들겠니?

자분자분 차분차분 하자


+ + +


“밥커녕 물도 없다”나 “글월은커녕 쪽글조차 없다”처럼 쓰는 ‘커녕’은, 어떤 일이 그와 같지 않은데다가 더 안 좋다는 느낌을 나타냅니다. “좋게 여기는 말은커녕 꾸지람을 듣다”처럼 쓰기도 하지요. 도리어 궂은 일만 있다는 마음을 나타내요. 싫거나 서운하거나 못마땅하거나 한숨이 나오는 마음을 ‘커녕’을 붙여서 나타내는데요, 싫기에 투덜거릴 만해요. 실컷 투덜투덜 털어내고서 차분하게 새길로 나아가 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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