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 하늘콩 그림책 시리즈 7
이자벨 심레르 지음, 박혜정 옮김 / 하늘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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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0.21.

그림책시렁 1075


《푸른 시간》

 이자벨 심레르

 박혜정 옮김

 하늘콩

 2018.10.12.



  척 보아도 ‘파랑’으로 물들인 그림책 《Heure Bleue》를 《푸른 시간》으로 옮겼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분이나 펴낸 곳에서는 ‘파랑’하고 ‘풀빛(푸름)’을 못 가리는가요? 프랑스말 ‘Bleue’는 틀림없이 ‘파랑’입니다. ‘Bleue’는 ‘풀빛(푸름)’일 수 없습니다. 우리말 ‘파랗다·푸르다’는 틀림없이 다릅니다. 제대로 가려서 쓸 빛깔말입니다. 들빛은 푸릅니다. 하늘빛은 파랗습니다. 바다빛은 하늘빛을 받아서 파랗습니다. 왜냐하면, 물빛은 모든 빛결을 받아들이거든요. 그래서 파란하늘 밑에서 파란바다입니다. 바닷속에 풀(바닷말)이 낀다면, 이때에는 푸른바다가 될 수 있으나, 바다는 언제나 ‘쪽빛’이라 가리킬 만큼 새파랗습니다. 파랑을 파랑이라 말하지 못 한다면, 풀빛을 풀빛이라 말하지 못 할 테지요. 오늘날 이 나라 사람들은 푸른들을 ‘파란들’처럼 엉뚱하게 말할 뿐 아니라, 우리말 ‘풀빛’을 잊은 채 ‘초록·녹색’ 같은 중국한자말하고 일본한자말을 그냥 쓰고, 영어 ‘그린’을 마구 씁니다. 어디에서 푸른 들풀을 만날 수 있을까요? 어디에서 파란하늘을 하얗게 적시는 구름을 만날 만할까요? 하늘빛처럼 마음을 파랗게 물들이는 나날(시간)을 들려주는 그림책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ㅅㄴㄹ

#IsabelleSimler #HeureBleue


덧.

새를 사랑하는 큰아이가

이 그림책을 펴다가

‘새를 너무 못 그렸다!’고

한참 나무랐다.


그러나 나는 ‘새를 못 그린 이야기’까지는

느낌글에 쓰고 싶지 않았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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