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28.


《심장 소리》

 정진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2022.3.15.



새벽에 문득 ‘매미’ 이야기를 매미한테 마음으로 묻고서 노래꽃(동시)으로 옮긴다. 아침에 길손집을 나온다. 땡볕길을 걷다가 은행나무 곁에서 뒤집힌 채 맴도는 가녀린 매미를 본다. 살살 일으켜 나무줄기로 옮긴다. 서울 문래동 마을책집 〈청색종이〉로 찾아간다. 오늘은 안 연다기에, 문래동 골목을 거닐었다. 새롭게 ‘문화예술을 꾸미는 젊은이 일터·가게’가 늘어나는데, 예전부터 오래오래 ‘문화예술을 돌보고 가꾼 사람들 일터·가게’에는 무슨 이바지가 있을까? 서울에서 〈글벗서점〉을 들른다. 집심부름을 하려고 책짐을 이고 지고 안고서 달린다. 서두르며 달리기는 안 하고 싶다만, 재미나게 달리면서 놀려고 한다. 등에 가슴에 아기를 둘 업고 고이 안으면서 달린 듯하다. 두 아이를 업고 안으면서 달래고 노래하고 춤추던 지난날이 떠올라 웃는다. 쉼철(휴가철) 손님으로 꽉 찬 시외버스로 고흥으로 돌아간다. 《심장 소리》는 우리 집 작은아이가 반길 줄 알았으나 그냥그냥 읽고 내려놓더라. 음, 곰곰이 생각한다. 틀림없이 ‘잘 빚은’ 그림책이되, ‘달리기랑 걷기를 사랑하는 시골아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 한 대목을 헤아려 본다. 그래, ‘심장’보다는 ‘가슴’이 낫고, 그림에 땀냄새·바람빛·햇살이 아직 없구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