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26.


《허수아비도 깍꿀로 덕새를 넘고》

 청리 아이들 글·이오덕 엮음, 양철북, 2018.2.2.



이야기꽃을 펴러 길을 나선다. 고흥에서 안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하루에 하나 있는 길이다. 마을책집 〈선들바람〉을 들른다. 안산버스나루에서 가까운 곳에 이토록 멋스러운 곳이 있구나. 책빛을 누리고서 수인선 전철을 탄다. 골목을 걸어 배다리에 닿는다. 〈그림책방 마쉬〉는 “강연 中”이라 붙여놓고 열지 않는다. 틀림없이 ‘강연’이 끝난 듯한데 안 여네. 〈나비날다〉하고 〈아벨서점〉에서 책을 읽는다. 일본책 《女工哀史》를 만난다. 한글판으로 《나의 여공애사》라 나온 적 있는 이 일본판을 한 자락 갖췄으나 매우 반갑기에 새로 장만한다. 저녁빛을 느끼면서 〈아벨서점 시다락방〉에서 이야기꽃을 편다. 나는 언제나처럼 부스러기(지식)는 말을 않는다. 오직 살림꽃을 지필 말씨앗을 들려준다. 시골에서 곁님·아이들하고 하루를 지으며 풀꽃나무·해바람비를 품는 길에 스스로 배운 말빛을 스스럼없이 나눈다. 《허수아비도 깍꿀로 덕새를 넘고》를 올해에 두어 벌쯤 되읽고 큰아이더러 읽어 보라고 건네었다. 예전 멧골마을 어린이 글을 담은 이 아름책을 알아볼 어른 이웃은 드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사랑으로 돌볼 뿐 아니라, 어른으로서도 사랑으로 살아가고픈 이웃이라면 바보틀(TV)를 끄고 이 책을 읽으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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