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들의 산책 웅진 세계그림책 224
닉 블랜드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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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8.26.

그림책시렁 1027


《고래들의 산책》

 닉 블랜드

 홍연미 옮김

 웅진주니어

 2022.6.24.



  시골 어린이도 그림책을 조금 읽지만, 시골살림에 맞는 그림책은 찾기 어렵습니다. 숱한 그림책은 거의 다 서울살림에 맞춘 얼거리나 줄거리나 이야기입니다. 그림님부터 시골 아닌 서울에서 살고, 펴냄터도 시골 아닌 서울에 있고, 책집도 책숲(도서관)도 시골이 아니라 서울·읍내·시내에 있어요. 논밭이나 숲이나 멧골이나 바다를 품는 배움터조차 없기 일쑤요, ‘그림님·엮는이·읽는이’ 모두 “서울을 떠날 생각이 없”는데다가 “시골에서 조용히 살 마음도 없”구나 싶어요. 《고래들의 산책》이란 이름으로 옮긴 그림책은 워낙 “Walk of The Whales”이니, “걷는 고래”나 “고래가 걷다”로 풀어야 알맞습니다. 사람한테 삶터인 바다를 빼앗긴 고래는 ‘바다를 빼앗은 사람이 사는 곳’인 ‘서울(도시)’로 가서 살기로 했다지요. 그림님이 서울살이(도시생활) 아닌 시골살이를 한다면, ‘서울 아닌 시골로 걸어간 고래’가 풀죽임물(농약)에 비닐밭에 발전소에 관광시설에 빠른길(고속도로)에 …… 끝없이 시달리다가 ‘차라리 바다가 훨씬 깨끗하고 낫다’고 여기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가르침(교훈)이란 뜻은 나쁘지 않되, 고래를 괴롭히고 사람 스스로 수렁에 갇힌 서울이란 눈높이로는 아무것도 못 가르칩니다.


ㅅㄴㄹ

#WalkofTheWhales #NickBlan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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