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다케타쓰 미노루 글·사진, 안수경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7.2.20.



읍내로 가는 시골버스를 기다리는데 안 온다. 왜 안 오나? 해날에는 안 오기도 한다지만, 오늘은 흙날인데. 와야 할 시골버스가 안 올 적에 군청에 따지면 한동안 잘 오지만 또다시 슬그머니 빠지더라. 손님이 없는 날도 있을 테지만 버스일꾼은 달삯을 받고 일하잖은가? 손님이 없어도 마실 삼아 다녀야지, 왜 안 지나가는가? 군청에 따지기도 지겨워서 그냥 옆마을로 걸어간다. 한참 논둑길을 걸어가면서 ‘풀이름’이라는 이름을 붙인 노래꽃을 쓴다. 옆마을에서도 한참 기다리는 동안 노래꽃을 둘 더 쓴다. 읍내를 거쳐 순천으로 건너가니, 순천은 마실손님이 가득하다. “아, 벌써 관광철인가?” 헌책집 〈책마실〉을 들르고서 ‘연향도서관’에 간다. 순천 푸른님을 만나 이야기꽃을 편다. 고흥에도 우리말과 시골살이를 둘러싼 실마리를 풀고 싶은 푸른님이 있을 텐데, 길잡이(교사)하고 어버이(학부모)부터 그리 마음을 안 기울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은 이제 판이 끊어졌다. 곁짐승(반려동물)을 두는 사람들이 부쩍 늘지만, 이 이야기책은 안 읽히는구나. 다들 숲빛을 잊고 숲살림을 잃는다. 114쪽에 나오는 새는 물총새인데, 옮긴이가 오색딱따구리로 잘못 적었다. 옮긴이랑 엮은이가 새를 모르는구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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