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작아 많아 빨라!
이동주 지음, 이경석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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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13.

그림책시렁 977


《엄청 작아 많아 빨라!》

 이동주 글

 이경석 그림

 키위북스

 2022.3.20.



  뭍에서 살아가는 숨결이라면 바람을 마십니다. 바람에는 아주 작은 숨결이며 꽃가루이며 먼지나 매캐한 부스러기가 깃들어요. 인천이나 포항이라면 쇳집(제철소)에서 날리는 쇳가루를 바람이랑 마실 만합니다. 서울·큰고장이라면 부릉부릉 뿜어대는 먼지를 마실 테고요. 《엄청 작아 많아 빨라!》는 냇물·바닷물에서 아주 자그마한 몸으로 살아가면서 물살림을 맑게 이루도록 이바지하는 숨결이 무엇인가 하고 이야기합니다. ‘요각류(橈脚類)’나 ‘플랑크톤’을 다루는 그림책입니다. ‘요각류’라 하면 어림하기 어려울 만합니다. 우리는 일본사람이 옮긴 한자말을 일제강점기부터 그냥 쓰기 일쑤인데, 물살림을 이루는 숨결을 헤아려 ‘물톡톡이’처럼 이름을 새로 붙일 수 있어요. 조그마한 물톡톡이를 들여다보려는 살림인 ‘현미경’에 ‘미동나사·재물대’도 일본말이에요. 이제는 ‘키움눈·잔조임쇠·보는판’처럼 손볼 수 있으려나요. 《엄청 작아 많아 빨라!》는 물빛 이야기를 뜻깊고 재미나게 엮는데, “스펀지밥 플랑크톤”을 그대로 옮긴 대목은 아쉽습니다. 널리 사랑받는 그림(캐릭터)을 슬쩍 따오기보다는 새로 그림꽃을 빛내 주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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