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노래 . 고정희



높은 봉우리에 올라도

하늘을 올려다보고

낮은 꽃봉오리 곁에 앉아도

하늘을 바라보고


돌이는 언제

살림손으로 사랑할까

순이는 오늘

숲빛으로 속삭일까


골짝물은

바위를 적시고

들판을 어르고

바다로 나아가지


구름송이는 눈송이로 가고

꽃송이는 눈물송이로 맺어

움트는 여린 잎에

우리 눈빛이 물든다


ㅅㄴㄹ(2022.4.2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갈수록

고정희를 모르는 사람이 늘고

고정희를 안 읽는 사람이 는다.


고정희를 알아야 하거나

고정희를 읽어야 한다고

말할 마음은 없다.


다만

고정희처럼 눈물송이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시인’이

안 보인다고 느낀다.


눈물인 척하는 글(문학)이

넘칠수록

오히려

다시 고정희 시집을 꺼내어

찬찬히 되읽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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