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22.


《두더지 잡기》

 마크 헤이머 글/황유천 옮김, 카라칼, 2021.12.23.



새벽에 일어나 어제 깨진 무릎을 물로 새로 헹구고서 들여다본다. 한동안 절뚝이로 살아야겠다고 느낀다. 웬만해서는 앓지도 다치지도 않는 몸이지만, 한판 앓거나 다칠 적에는 된통 치른다. 어제까지 장만한 책짐이 한가득이다. 등짐하고 꾸러미를 알맞게 나누어 남산골쉼터로 가서 길동무하고 이야기한다. 고흥으로 돌아갈 버스에 맞추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타서 짐을 내려놓고서 이내 곯아떨어진다. 한참 꿈나라를 헤매고 나서 ‘곁말’을 책 하나로 여밀 적에 어떤 얼개를 잡으면 될까 하는 실마리를 비로소 찾는다. ‘풀꽃나무 동화’하고 ‘책집 동화’도 어떻게 가닥을 잡아 손볼는지 생각하고, ‘어원사전을 둘러싼 우리말수다’를 어떻게 짤는지 생각한다. 《두더지 잡기》를 조금씩 읽는다. 뜻있게 여민 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옮김말은 몹시 아쉽다. 모든 글일꾼(작가·번역가·편집자)이 시골에서 살 수는 없다만, 숲이나 시골을 들려주는 글이나 책을 여미거나 다룰 글일꾼이라면 시골에서 살아야지 싶다. 시골빛하고 시골말은 서울에서 살면서 여밀 수 없다고 느낀다. 시골살이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담은 몸(손발)’으로 하니까. 흙빛도 흙냄새도 나지 않는 서울스런 말씨가 너무 차디차다.


#HowtoCatchaMole #AndFindYourselfinNature #MarcHamer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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