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3.6. 구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 달을 끌어온 ‘구두’를 마칩니다. “구두를 마쳤다”는 얘기는, “‘구두’라는 낱말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풀었다”는 뜻입니다. 일본말을 다루는 ‘일본 말글지기(일본어학자)’는 ‘구두’가 우리나라에서 왔다고 밝히고, 우리나라 말글지기(국어학자)는 ‘구두’는 일본말이라고 밀쳐둔다지요. ‘구두’하고 얽힌 온갖 글하고 책을 두루 보다가 쉬우며 재미난 대목을 보았어요. 우리나라 말글지기는 ‘우리말’을 하나씩 짚으면서 말밑을 캘 생각을 아예 안 했더군요.


  실마리를 아주 쉽습니다. ‘구두 = 굳은 신’입니다. 이 대목부터 풀면 되는데, ‘굳다’라는 낱말이 어떤 너비요 깊이이자 결인가를 제대로 볼 노릇이에요. ‘굳다’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구두’를 마냥 일본말로 넘겨버리고 맙니다.


  우리말은 언제나 ㅏ랑 ㅓ가 만나고 ㅗ랑 ㅜ가 만납니다. 그러니까 ‘굳다’를 샅샅이 보았으면 ‘곧다’를 보아야겠지요. 이렇게 하나씩 보노라면 ‘구두’가 왜 우리말이고 어떻게 태어났는지 아주 환하게 알 만합니다. 이렇게 뿌리를 캐고 찾고 잡는 데에 한 달을 썼어요.


  한 달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습니다. 그저 한 달입니다. ‘구두’ 하나만 파기에 한 달일 뿐, ‘굳다’나 ‘곧다’를 비롯한 ‘굽다·곱다’에 ‘구멍·굴·구리다·고약하다’까지 갖가지 낱말을 살피느라 들인 나날은 몇 해인지 어림할 수도 없어요. 일을 마치고 되읽기까지 끝내고서 혼잣말을 합니다. “그래서 시원해?” “음, 하나를 마쳤을 뿐, 새롭게 붙잡을 일이 있으니 썩 시원하지는 않네. 그냥 좀 쉬어야겠어.” “그래, 잘 쉬고 다음 낱말을 즐겁게 붙잡아서 캐 보렴.”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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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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