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2.20.

숨은책 616


《부커 와싱톤 自敍傳》

 부커 와싱톤 글

 장원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60.9.25.



  종(노예)이란 몸으로 태어나 종굴레를 떨치는 길을 찾으려고 밑바닥부터 발버둥을 친 부커 워싱턴(1856∼1915) 님은 ‘톰아저씨 같다(Uncle Tomism)’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흰사람한테서 배움돈을 받아내어 검은사람이 새롭게 배우는 길을 널리 열었습니다. 총을 들고 흰사람을 무너뜨려 힘을 거머쥐는 길이 있을 테고, 조용히 살림살이를 갈고닦는 길이 있을 테며, 살빛이 아닌 사람으로서 어깨동무하는 길이 있습니다. 벼슬판으로 나아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고, 보금자리에서 수수하게 사랑을 짓는 사람이 있으며, 서울길을 가거나 숲길을 가는 사람이 있어요. 《부커 와싱톤 自敍傳》은 1960년에 우리말로 나왔고, 1981년에 《검은 노예에서 일어서다》(종로서적)로 다시 나왔고, 2012년에 《부커 워싱턴》(나무처럼)으로 새로 나왔습니다. 힘·돈·이름은 누구나 누릴 노릇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사랑스레 살림을 짓는 삶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이 힘·돈·이름만 거머쥐도록 하면 막삽질이나 주먹질로 흐르더군요. 참하면서 슬기롭게 마음을 가다듬는 길이 있지 않다면, 우리는 늘 치고받기만 하겠지요. 검은사람도 흰사람도 흙사람도 고르게 배울 터전이어야 할 뿐 아니라, 참사랑을 나누는 착한빛을 품는 맑은 생각을 그려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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