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2.15.

숨은책 634


《시인 할머니의 욕심없는 삶》

 황보출 글·그림

 푸른어머니학교

 2020.9.



  아이가 짓는 그림은 아이다운 숨결이 흐릅니다. 어른이 빚는 그림은 어른스러운 숨빛이 감돕니다. 할매할배가 일구는 그림은 할매할배라는 숨소리가 깃듭니다. 삶자리에 따라서 다 다른 그림이면서,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고, 생각이며 마음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스스로 바라보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살림살이에 따라서도 다르게 피어나는 그림입니다. 《시인 할머니의 욕심없는 삶》은 여든이 훌쩍 넘어 아흔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하루를 되새기면서 갈무리한 글·그림으로 조촐하게 여민 그림책입니다. 여느 책집에서는 장만할 수 없고, 황보출 할머님 손빛을 헤아리는 마을책집으로 마실을 하면 장만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글을 모르는 채 살았다지만, 사랑하고 살림을 차근차근 익히면서 살았어요. 일찌감치 글을 익혔다고 해서 이녁 삶을 글로 갈무리할 틈은 빠듯하거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배우기’로 한 때가 드디어 스스로 어제를 돌아보고서 갈무리할 틈이 난 하루요, 이제 오롯이 스스로 마음눈을 뜨면서 홀가분히 글도 그림도 엮어 나갈 만하다고 느낍니다. 반듯하게 잘 쓸 글이 아니고, 빈틈없이 잘 빚을 그림이 아닙니다. 무엇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사랑하는 하루를 그러모아 살림꽃을 피우는 나날인지 담으면 아름답습니다.


https://www.epurun.org


저는 군포 <터무니책방>에서 황보출 할머님 그림책
네 가지를 만나서 장만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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