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와 버들 도령 그림책이 참 좋아 84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23.

그림책시렁 884


《연이와 버들 도령》

 백희나

 책읽는곰

 2022.1.7.



  어릴 적에 작은어머니가 저를 ‘도련님’ 하고 부르면 낯설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냥 이름을 스스럼없이 부르시면 될 텐데, 깍듯이 여겨 주셨어요. ‘도련님·도령’은 오랜 우리말입니다. 수수한 이름은 ‘돌이·돌쇠’입니다. 가시내라면 ‘순이’입니다. ‘순(順)’이란 한자가 아닌 ‘숲’을 품은 낱말이 가시내 이름 ‘순이’입니다. 《연이와 버들 도령》은 ‘순이돌이’ 옛이야기를 백희나 님이 새로 꾸몄습니다. 순이(숲이)하고 돌이(돌봄이)는 어느 누구도 안 미워합니다. 옛이야기 “연이랑 버들잎 돌이”는 ‘오롯이 사랑으로 빛나는 새길’을 속삭입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은 스웨덴 옛이야기를 《남쪽의 초원 순난앵》으로 담았습니다. ‘시달리고 들볶이며 아픈 삶을 떨치는 줄거리’ 같지만, 속을 보면 오롯이 사랑일 뿐입니다. 바리데기 옛이야기도 오직 사랑이기에 ‘숨살이꽃·피살이꽃·살살이꽃’이라는 ‘꽃’을 들려주지요. 백희나 님은 새 그림책에 “한솔수북하고 얽힌 다툼”을 앙금으로 삼아 ‘새어머니’를 미워하고 사납게 보이도록 그리고, ‘나(연이 = 그린이·펴낸곳)’는 꽃길만 가겠다는 얼개로 바꿉니다. 옛이야기는 읽기(재해석) 나름이지만, 순이돌이 이야기에 사랑 아닌 미움을 굳이 넣어야 했을까요?


ㅅㄴㄹ


옛이야기를 새로 읽을 적에는

반드시 ‘미움 아닌 사랑’을 

바탕으로 삼아야지 싶습니다.


‘사랑 아닌 앙금’을

밑감으로 삼아서 새로 그리면

그만 아이들한테 미움을 물려주는

뾰족가시 이야기로 바뀝니다.


새로짓기(창작)란

누구를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틀이 아닌,

스스로 참다우면서 곱게 사랑길을

살며시 풀어내어 들려주는 길입니다.


부디

다음 그림책은

《구름빵》 밑줄거리처럼

‘사랑’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누구를 미워해 보아 봤자

삶은 안 바뀝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이

미움을 바탕으로 그린 줄은

아이들이 소스라치게 잘 알아챕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이 그림책이 무섭다고,

아니 사납다고 느껴서 꺼립니다.

들출 엄두를 아예 못 내요.


왜 사납냐 하면,

사랑이 아닌 미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에 평점을

10점 만점에 1점을 붙입니다.

결이나 얼거리는 빈틈없이 짰으나

사랑이 없이 메말라서

안타깝지만 1점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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