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10.


《콩 풋콩 콩나물》

 고야 스스무 글·나카지마 무쓰코 그림/엄혜숙 옮김, 시금치, 2015.6.29.



읍내 법무사를 다녀온다. 이제 일은 거의 끝난다. 값(수임료·수수료)을 치르고, 종이(등기)를 받으면 마친다. 그동안 그러모은 꾸러미를 다 챙겨서 냈고, 집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옛 땅임자가 물려주기(상속)를 하지 않은 땅을 넘겨받을(등기이전) 적에 갖출 꾸러미는 많지도 적지도 않으며, 번거롭지도 어렵지도 않’지만, 막상 이 얼개를 제대로 짚거나 알려주는 일꾼(면사무소·군청 공무원)이 없다. 법무사를 거치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그냥 면사무소·군청으로 찾아가서 일을 보면 값(수임료)을 안 들여도 된다. 가만 보면, 벼슬꾼(공무원)이 일하기 귀찮아서 곁에 법무사를 두고서 사람들 주머니를 호리고, 사람들이 더 품을 들이도록 하는구나 싶다. 뭐, 이런 얼거리도 여기까지 오고서야 알아챘다. 포근한 겨울볕을 누리며 걷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콩 풋콩 콩나물》을 모처럼 새로 읽었다. 옮김말은 퍽 아쉽지만 알차고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세 가지 콩을 놓고서 세 아이가 저마다 다르면서 즐겁게 살림을 익히고 어우러지는 길을 상냥하게 풀어냈다. 아이들한테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안다면, 어른으로서도 슬기로우며 즐겁고, 아이들로서도 새로우면서 기쁠 테지. 보금자리랑 마을에서 배우면 되고, 숲을 품으면 넉넉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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