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30.


《사유를 쏟아, 붓다》

 강호진 글, 철수와영희, 2021.11.11.



새벽비를 본다. 낮바람을 맞는다. 저녁별을 누린다. 가을이 저물고 겨울로 접어드는 사이에 여러 날씨를 만난다. 늦가을 새벽비는 차갑지 않다. 시원하다. 비가 그친 낮바람은 차지 않다. 상큼하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서 하늘이 확 트이니 밤하늘은 더 눈부시다. 서울이라면 불빛이 너무 많다는데, 요즈음 시골도 불빛이 꽤 많다. 서울불빛은 잠들지 못하는 멍울이라면, 시골불빛은 별잔치를 막는 고름이다. 《사유를 쏟아, 붓다》를 읽었다. 절집(불교)에서 말하는 길을 그림으로 어떻게 담아서 오래오래 흘렀는가 하는 줄거리를 짚는다. 그림을 읽으며 삶길을 헤아리는 셈이다. 그런데 절집말(불교용어)은 우리말이 아니다. 온통 중국말이다. 중국말인 절집말은 좀 우리말로 풀면 어떨까? 우리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살림을 새롭게 바라보는 길을 열도록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라면 ‘조금 더 먼저 배운 어른’이 생각을 한결 넉넉히 기울여서 ‘새롭게 우리말로 이야기를 펴’기를 바란다. 중국사람한테는 그 말씨가 그들 삶말이지만, 한겨레한테는 중국말이 삶말일 수 없다. 한겨레가 쓰는 말을 중국사람이 듣거나 배우려면 중국말로 옮기겠지. 생각을, 숨빛을, 넋을 쏟아서 마음을 짓는 길을 ‘그림’으로도 ‘말’로도 찾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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