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2021.11.30.

오늘말. 가


어느 자리에 있나 하고 돌아보니 가장자리입니다. 냇가에 있고, 물가에 있습니다. 복판이 아닌 가생이입니다. 왁자판이 아닌 조촐히 쉬는 터전입니다. 덩이를 이룬 사람들이 물결처럼 오가는 곳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마당 기스락에 뜨락채를 놓듯, 들 한쪽에 그늘받이를 두듯, 바람을 맞이하고 해를 누리는 몸으로 오늘을 보내려고 합니다. 가에 있으면 안 드러날까 걱정하는 눈길이 있어요. 귀퉁이에서 일한다면 눈여겨보는 사람이 적을 만하고, 일자리삯을 받는 얼거리하고 동떨어지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일을 하다가 쉰대서 쉬는삯을 받는 사람은 없어요. 아이를 돌보다가 숨을 돌린다고 일감삯을 주는 나라이지도 않습니다. 아이들하고 골짜기도 바다도 들길도 누리다가 둔덕에 앉아 멀거니 해바라기·꽃바라기·바람바라기를 합니다. 살뜰히 사랑하는 살림으로 여긴다면 즐거운 모습이요, 몸피를 늘리지 않고 돈값·이름값·힘값을 등지는 꼴로 본다면 가난한 하루이겠지요. 그릇에 빗물을 받으려 합니다. 품에 아이들 숨결을 받으려 합니다. 더 크기보다는 알뜰히 하루를 그리면서 노래하는 바람터에서 맨발로 뚜벅뚜벅 걷다가 날아오르려 합니다.


ㅅㄴㄹ


가·가장자리·가생이·귀퉁이·기슭·기스락·냇가·물가·둔덕·둔치 ← 강변(江邊)


그늘받이·그늘자리·그늘터·그늘집·그늘채·마당집·뜰채·뜰집·뜨락채·뜨락집·바깥채·밖채·바람집·바람채·바람터 ← 정자(亭子)


일감삯·일자리삯·쉬는삯 ← 실업급여


짜임새·짜임·짜임결·얼개·얼거리·틀·틀거리·덩치·몸·몸집·몸피·부피·더미·덩어리·덩이·꼴·꼬라지·꼬락서니·모습·짜리·품·크기·테두리·그릇·판·너비·만큼·만치·되다·터·터전·자리·알뜰하다·살뜰하다·조촐하다 ← 규모(規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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