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60 만들기 짓기



  말꽃을 쓰기에 말결을 늘 새로 바라보고 느끼고 배웁니다. 저는 우리말을 “다 알지 않”고, “언제나 새로 보고 배워”요. 얼추 스물다섯 살 무렵까지 ‘만들다’를 썩 잘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에는 그냥 써도 되겠거니 여겼는데, ‘만들다·짓다·빚다·꾸미다·가꾸다’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여러 낱말을 뜻풀이를 하려고 보니 섣불리 써서는 안 되겠더군요. 둘레(사회)에서는 으레 “요리를 만들다” 같은 말을 쓰더라도, 밥차림은 밥짓기인 만큼 “밥을 짓다·밥을 하다”로 추스릅니다. 생각해야지요. 밥차림이란 마음차림이면서, 밥짓기란 마음짓기예요. 우리 손으로 펴는 자리라면, 밥옷집을 ‘만들’지 못해요. ‘만들다 =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다’이거든요. “논밭에서 열매를 만들지 못하”지요. “논밭을 지어 열매를 얻”어요. 말빛을 보면 ‘만들다 = 겉치레·꾸미다’요, ‘짓다 = 사랑·가꾸다’입니다. 수수하게 짓는 손길이기에 밥옷집을 펴서 즐겁게 나누면서 스스로 살림이 피어나요. 수수하게 쓰는 낱말이기에 생각을 펴고 즐겁게 북돋우면서 이야기로 빛나요. 생각도 못 만들어요. “생각 만들기 = 사람을 길들이는 틀·사슬”입니다. “생각 짓기 = 스스로 살림을 사랑하는 삶길”이고요. 그래서 ‘말짓기’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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