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23.


《푸른 끝에 서다 1》

 고영일 글·그림, 새만화책, 2009.7.20.



어제 나른 크고 넓은 책자리를 마당에 놓고서 작은아이하고 공치기(탁구)를 한다. 넓고 묵직한 책자리 하나쯤은 집으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공치기를 하는 판은 이 책자리를 넷 더해야 하나, 아이하고 가볍고 톡톡 공을 치기에는 이 하나로도 좋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바닥에 맞고 톡 튀어오른 공을 따라가며 맞추기가 만만하지 않으나 천천히 손에 익을 테지. 저녁에는 면소재지로 자전거를 달린다. 어제 외상을 진 가게에 갚으로 건다. 어제는 작은아이가 등짐을 꾸려 주었는데 쌈지만 빠뜨렸더라. 오늘은 쌈지를 잘 챙겨서 간다. 어두운 들길을 천천히 달리며 별바라기를 한다. 시골에서도 큰고장에서도 밤이라면 별바라기이지. 별을 몇 송이 보느냐는 안 대수롭다. 언제 어디에서나 뭇별이 우리를 감싸는 줄 알아채면서 하나하나 사랑하면 된다. 《푸른 끝에 서다 1》를 읽었다. 이 그림꽃책이 나온 2009년 무렵만 해도 싸움판(군대)은 떠올리기도 싫어 밀쳤으나 이제는 차분히 돌아본다.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내모는 싸움판이요, 안 멀쩡한 사람은 더 얼뜨기가 되도록 밀어넣는 싸움판이다. 싸움판은 싸움만 일으킬 뿐, 아늑길(평화)하고 멀다. 싸움연모로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거짓말이 참말로 거짓말인 줄 우리는 언제쯤 깨달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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