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처음 맞는 애벌레와 비를 딱 한 번 맞아 본 무당벌레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그림책향 8
조슬기 지음 / 향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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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14.

그림책시렁 759


《비를 처음 맞는 애벌레와 비를 딱 한 번 맞아 본 무당벌레》

 조슬기

 향

 2020.9.30.



  모든 아이는 저마다 다릅니다. 모든 어른도 사뭇 달라요. 하나라도 같을 길이 없는데, 우리는 어쩐지 모나지 않거나 티나지 않으려고 자꾸 똑같은 틀에 가두려고 합니다. 다 다른 숨결이라 다 달라서 아름답고 사랑스럽지만, 자꾸자꾸 스스로 길들며 갇히려 해요. 지난날에는 누구나 손으로 실을 얻고 천을 짜고 옷을 지었으니 ‘천조각 옷’조차 모두 다르기 마련입니다. 오늘날에는 으레 돈으로 옷을 사입으니 ‘천조각 옷’마저 모두 닮거나 같습니다. 길을 가득 메운 자동차는 모두 똑같아 보입니다. 땅을 그득 덮은 잿빛집(아파트)도 모두 똑같아 보여요. 사람들이 손에 쥔 전화도, 이 손전화로 보는 그림이며 글도 모두 똑같지 않나요? 그러고 보면 ‘잘난책(베스트셀러)’도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이야기를 맞아들이는 즐거운 길이 아닌, 다 똑같은 틀에 짜맞추는 굴레가 되기 쉽습니다. 《비를 처음 맞는 애벌레와 비를 딱 한 번 맞아 본 무당벌레》를 한 벌 읽다가 자꾸 여러 벌 읽으면서 그림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하고 돌아보는데, 마침내 “잘 모르겠구나” 하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애벌레나 무당벌레 이야기라기보다 ‘사람 모습을 빗댄’ 풀벌레 이야기 같아요. 비가 오면 그저 옷을 홀랑 벗고 비놀이를 해보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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