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40 스스로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삶을 사랑으로 그리는 숲에 서는 살림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는 우리말꽃을 ‘잘’ 엮기보다는 “삶을 사랑으로 그리는 숲에 서는 살림을 생각하면서” 엮으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삶을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가꾸는 길이 다르리라 생각해요. 이 다른 손길을 차곡차곡 담으면 우리말꽃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꼭 우리말꽃이 아니더라도 “우리 스스로 삶을 어떻게 가꾸고 사랑하며 즐겁게 노래하려는가”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거나 책을 묶으면 넉넉하다고 여깁니다. 누가 가르쳐 주기에 배우기도 하지만, 누가 가르치기에 앞서 스스로 살펴서 배웁니다. 누가 붙인 이름을 외우기도 하지만, 누가 알려주는 이름을 외우기 앞서 스스로 살펴서 이름을 붙입니다. 사투리(고장말)란 우리가 삶을 스스로 짓는 사이에 스스로 지은 말입니다. 고장마다 사람들이 삶을 짓는 살림새가 다르니 고장마다 말씨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숨을 쉬고, 스스로 눈을 떠서 보고, 스스로 마음에 생각을 놓아 움직이고, 스스로 밥을 먹고, 스스로 똥오줌을 누고, 스스로 말합니다. 이 ‘스스로’처럼 ‘스스럼없이’ 하루를 짓는 눈빛이며 마음빛으로 낱말을 혀에 얹어 이야기로 짓지요. 그래서 말꽃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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